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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헌, AI 시대의 '빌더'로 진화하다.

2024년 12월 24일
6분 분량

안녕하세요, CIT Admissions 입니다.


HCI 칼리지 제6기로 멤버십에 입학한 이도헌 님이 HCI 칼리지에 대해 남겨주신 블로그 회고 글입니다. 도헌님의 고민이 담겨 있는 HCI 칼리지에서의 경험, 한번 읽어보세요!



기술을 넘어 사용자를 바라보다.


HCI 칼리지콘 2024
HCI 칼리지콘 2024

지난 14일, HCI 칼리지 제6기 멤버십 프로그램이 HCI 칼리지콘 2024로 마무리되었다. "Beyond AI: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의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특별히 6기 멤버들의 일정이 맞아, HCI 칼리지콘에서 데모데이를 함께 진행할 수 있었다.


나는 약 10주간의 HCI 개론 학습을 거쳐 아카데미 트랙을 선택하여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수업과 프로젝트에 몰두하느라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이제야 글로 옮기려 한다. 비록 다소 늦은 회고이지만, 정신없이 지나온 시간들을 차분히 돌아보며 팀원들과 나눴던 생각들, 함께 극복했던 어려움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얻은 개인적인 깨달음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우리 팀과 프로젝트

- ① 팀 소개

- ② 프로젝트 요약

- ③ 프로젝트 진행


[① 팀 트링고]

트링고 스낵(?)도 있다
트링고 스낵(?)도 있다

팀 구성은 운영진의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이루어졌다. 먼저 1주차에 각자 문제정의서를 작성하고 이를 익명으로 공유했으며, 설문을 통해 서로의 문제정의서에 대한 선호도와 함께 하고 싶은 팀원을 조사했다. 운영진은 이러한 선호도 조사와 각 개인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팀을 구성했다. 이 과정을 통해 서로의 관심사와 강점을 미리 파악할 수 있었고, 이후 프로젝트 진행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일전에 언급했던 무지님과는 서로 의견을 나누며 같은 팀이 되었고, 여기에 피치님까지 합류하게 되었다. 나는 기획자, 무지님은 디자이너, 피치님은 개발자로 각자의 전문성이 균형 있게 어우러진 팀이 되었다. 이번에는 팀장을 맡지 않기로 했는데, 다른 프로젝트를 병행하느라 충분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고, 다른 리더는 어떤 방식으로 팀을 이끄는지 경험해보고 싶었다.


팀 빌딩 후 첫 대면 미팅에서 우리는 LLM(Large Language Model)이라는 공통된 관심사를 발견했다. 이를 계기로 팀명을 '트링고(Tringo)'로 정했는데, 이는 3명의 팀원을 의미하는 'Trio'와 언어를 뜻하는 'Lingo'의 합성어로, 세 명의 팀원이 함께 LLM과 관련한 HCI 연구를 진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② 프로젝트 요약] : (아카데미 트랙) 폭력적 대화 맥락 인지 방법에 따른 몰입도의 변화가 능동적 피드백에 미치는 영향 연구

팀 빌딩 이후 연구 중심의 아카데미 트랙을 선택했다. 우리 팀은 LLM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었기에, 이 기술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문제를 찾고자 했다. 문제 정의와 기술 이해를 동시에 고민하며 여러 방향으로 접근했지만, 시간에 쫓기다 보니 뚜렷한 문제 정의 없이 LLM을 해결책으로 적용하려 했다. 매주 제출해야 하는 과제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진행했지만, 돌이켜보면 우리 스스로도 주제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그러다 3주차부터는 시간에 쫓겨 과제를 해내기 바빴고 불안감이 커져갔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돌파구가 찾아왔다. 평소 생성형 AI 서비스에 관심이 많던 내가 '2024 뤼튼 유저 리포트'를 발견하고 팀원들과 공유했는데, 우리가 놀란 부분은 상위 10% 이용자와 AI 캐릭터 간의 대화시간이었다. 뤼튼의 상위 10% 이용자는 카카오톡(688분)보다 두 배(1343분)나 긴 시간을 AI 캐릭터와 대화한다는 사실이었다. 이러한 흥미로운 발견과 함께 피치님의 캐릭터 챗 사용 경험이 우리 프로젝트의 시작점이 되었다.


피치님은 캐릭터 챗에서 김두한과의 협상 게임을 진행하며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 4달러짜리 감자튀김을 3달러에 구매하는 미션을 수행하면서, 게임에 깊이 몰입한 나머지 공략법까지 찾아가며 결국 승리를 거뒀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우리는 AI 챗봇과 몰입이라는 키워드로 리서치를 시작했고, 급성장하는 AI 챗봇이 윤리적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특히 '캐릭터 챗'의 높은 몰입도가 비윤리적 대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고, 대화 맥락을 고려한 능동적 피드백으로 이를 중재하는 방안을 연구하기로 했다.


[문제 정의]

  • 우리는 빠르게 성장하는 AI 챗봇 시장에서 세 가지 핵심 문제를 정의했다. 첫째, 인공지능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들에 비해 실제 인공지능 시스템에 영향을 받는 사용자가 덜 대표된다는 점, 둘째, 검열 수단이 존재해도 사용자들은 AI와 비윤리적 대화를 지속한다는 점, 셋째, 현재의 검열 시스템이 AI와의 감정적 교류를 방해하여 몰입도 하락과 사용자 이탈을 초래한다는 점이었다.


[가설/솔루션]

  • 이러한 문제 정의를 바탕으로 우리는 인간 간 대화에서의 중재 방식을 AI-인간 대화에 적용하면 대화 맥락을 유지하면서도 능동적 피드백이 가능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대화 맥락을 벗어나지 않는 자발적 폭력성 인지와 능동적 피드백 향상을 통한 중재 방안을 설계했다. 가설에 사용한 구체적인 변인은 후속 연구 이후에 작성해 보려한다.


[③ 프로젝트 진행]

실험 환경, 좌) 실험 설명 및 아이스브레이킹 우) 트링고와 설문


우리 팀은 문제 정의 단계에서는 주로 대면 회의를, 실험 준비와 자료 정리는 비대면으로 진행하며 프로젝트를 탄력적으로 운영했다. 빠른 의사결정을 선호하고 팀원 간 유대감을 중요시하는 내게는 대면 회의가 즉각적인 피드백과 깊이 있는 토론을 가능하게 해 특히 효과적이었다. 연구와 논문 작성 경험이 있는 피치님의 도움으로 변인 설정과 실험 환경 설계를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생성형 AI와 포토샵을 이용해 제작한 이미지
생성형 AI와 포토샵을 이용해 제작한 이미지

나는 프로젝트에서 여러 방면의 조력자 역할을 수행했다. 먼저 문제의 배경을 파악하고 실험을 위한 키워드를 도출하는 등 연구 주제 선정에 기여했다. 또한 회의 내용과 아이디어를 문서화하여 프로젝트 방향을 구체화했으며, 논리적 오류는 팀원 간 질문을 통해 해결했다. 더불어 실험에 필요한 캐릭터의 감정을 담은 이미지를 생성형 AI와 포토샵을 활용해 제작했다.


실험은 피치님이 개발한 트링고 프로토타입을 이용했고, 피실험자와 대면으로 진행했다. 실험은 크게 세 단계로 구성했는데, 먼저 실험 설명과 아이스브레이킹을 진행하고, 이어서 트링고와의 10턴 대화 4세트를 진행하며 각 세트 후 간단한 설문을 실시했다. 마지막으로는 전체 경험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상세한 실험 방법과 결과는 후속 연구에서 다룰 예정이다.


배운 점

- ① 협업 과정에서 배운 점

- ② 문제 정의에서 배운 점

- ③ HCI 연구에서 배운 점


[① 협업 과정에서 배운 점]

협업 과정에서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팀원들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조력자로서 내 역할에 충실하며 의견을 나누고 방향을 맞춰가는 과정이 특히 의미 있었다. 다만 연구 중심 프로젝트가 처음이라 내용을 따라가는 데 시간이 필요했고, 때로는 의사결정 후에 이해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겪기도 했다. 그래도 이런 과정을 통해 팀원 간 이해도를 높이고 더 나은 실험을 설계할 수 있었다.


[② 문제 정의에서 배운 점]

HCI 연구에서는 사용자 경험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검증하는 것이 핵심임을 배웠다. 실험 설계 과정에서 각 변인을 명확히 정의하고,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인 지표로 변환하는 작업이 중요했다. 통계 분석을 통해 가설의 채택 여부를 판단하고, 이를 정성적 인터뷰로 보완하며 실험의 성패와 관계없이 명확한 방향성을 가진 실험 설계가 연구의 가치를 만든다는 점을 깨달았다.


[③ HCI 연구에서 배운 점]

돌이켜보면 초기에는 시간에 쫓겨 문제 해결의 본질보다 AI의 기술적 특성에만 집중했었다. 하지만 실제 AI 사용 경험을 통해 연구 키워드를 발견하고 팀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문제 정의를 할 수 있었다. 이는 칼리지콘에서 박근우 박사님이 강조하신 "AI는 문제 해결의 도구로서 경험 여정의 마지막에 위치해야 한다"는 통찰과도 일맥상통했다.


다른 팀과 프로젝트

- ① 팀 안온 : (아카데미 트랙) 효율적인 감정 관리를 위한 인간 중심의 정신 건강 도우미 AI 챗봇 인터랙션 연구

- ② 팀 북극 : (인더스트리 트랙) 업무 효율을 극대화 하는 협업 몰입형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제한된 시간 안에 수업과 프로젝트를 병행하느라 팀 간의 깊이 있는 교류가 부족했다. 특히, 매주 각 팀의 프로젝트 내용이 변경되거나 추가되어 각 팀의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자세히 파악하기도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아래 내용은 칼리지콘에서는 빠르게 진행된 발표를 토대로 작성하였기에 일부 내용이 부정확할 수 있음을 먼저 밝힌다.


[① 팀 안온] (아카데미 트랙) 효율적인 감정 관리를 위한 인간 중심의 정신 건강 도우미 AI 챗봇 인터랙션 연구

- [프로젝트 요약]

연결과 외로움이 공존하는 시대에서 AI 에이전트를 통한 심리 치유에 주목했다. 특히 AI 상담의 6가지 특징 중 '응답의 즉각성'과 '정서적 지원'에 집중했다. 공감적 상호작용과 자기 감정 인식을 통해 에이전트를 정서적 동반자로 만들어, 부정적 감정 해소를 돕고 심각한 상태로의 진행을 막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 [개인적인 견해]

기존 심리상담 챗봇과 차별화된 감정 시각 그래프(Mood Meter)를 통해 대화 중 지속적인 자기 감정 인식이 가능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상세한 대화 프로토콜 설계가 실험의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밀도 있는 연구였지만, 발표 자료의 작은 폰트 크기로 인해 세부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점은 아쉬웠다.


[② 팀 북극] (인더스트리 트랙) 업무 효율을 극대화 하는 협업 몰입형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 [프로젝트 요약]

IT 업계의 다양한 SaaS 툴 사용이 오히려 업무 몰입을 저해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저 리서치를 통해 생산성 도구의 주 목적이 '업무 현황 공유와 기록'이며, 문맥 기반 메타 데이터를 활용한 대화형 에이전트로 효율적인 정보 검색을 지원하고자 했다. 여러 생산성 툴의 사용으로 문서 찾기에 시간을 낭비하는 사용자가 주 타겟이었다.


- [개인적인 견해]

문제 정의는 공감됐으나, 독립 프로덕트로서의 시장성에 의문이 들었다. 오히려 슬랙(Slack)과 같은 기존 플랫폼에 해당 기능을 제안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았다. 그럼에도 짧은 기간 내 밀도 있는 유저 리서치와 프로토타입 제작, 더불어 유일한 인더스트리 트랙으로서 비즈니스 전략까지 고려한 점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여정을 마무리하며

약 10주간의 HCI 칼리지 프로그램은 나에게 UX와 HCI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특히 아카데미 트랙에서 진행한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실험 설계부터 검증까지 체계적인 연구 방법론을 경험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팀원들과 협업하며 서로의 관점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값진 경험이었다.


UX를 다루는 디지털미디어디자인을 전공하면서도, 이번처럼 깊이 있게 HCI를 고민해본 적은 없었다. 처음에는 생소한 개념들과 연구 방법론에 어려움을 느꼈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사용자 경험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검증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추상적인 개념을 실험으로 검증하는 과정에서 HCI의 학문적 깊이를 체감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HCI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 특히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기술 자체보다는 사용자의 실제 문제에 집중하여 해결책을 찾아가는 접근을 하고 싶다. HCI 개론 학습과 더불어 이번 프로그램에서 배운 체계적인 연구 방법론을 토대로,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가는 여정을 계속할 것이다. 서툰 첫 걸음이었지만, 새로운 학문을 배우게 되어 기쁘다. 이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도 HCI 분야에서 더 깊이 있는 연구와 고민을 이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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