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연, HCI 과학자의 꿈을 그리다.
안녕하세요, CIT Admissions 입니다.
지난 7월 중순, 날이 한창 더운 때 HCI 칼리지 제7기 전소연 님과 만나 그녀의 꿈을 들어 봤습니다. 장진규 학장님과 함께 한 식사 자리에서 HCI 칼리지에서의 소회와 앞으로의 비전, 여러가지 잡담(?)까지. 바로 한번 살펴보세요.

장진규: 소연님, 오랜만이에요. UIUC 합격 축하해요. 미국에 가기 전에 이렇게 다시 만나서 반갑네요.
전소연: 너무 반가워요 교수님! 감사해요~ 출국 전에 앞으로의 공부와 연구 계획도 한번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
장진규: 좋아요. (잡담 후) 학교를 고르고 다음 과정을 생각할 때, 소연님에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뭐였어요?
전소연: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어떤 분들은 ‘박사까지 딸 거면 교수를 할 거 아니냐?’고 하시는데, 저는 교수가 목표는 아니거든요. 석사·박사 학위도 교수의 길로 가기 위한 것은 아니고, 연구 주제가 가장 강력한 이유였어요. 다른 곳에서는 다루기 어려운 틈새 영역이고, 그 교수님이 이 연구 주제를 주력으로 밀고 있어서 저한테는 유일한 곳일 수밖에 없었어요. 인터뷰를 했는데, 그 그룹에서도 세 가지 정도 주제를 연구하거든요.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자기네 그룹의 ‘Telepresence’ 주제로 연구할 사람을 찾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먼저 언급하지도 않았는데요.
장진규: 그럼 왜 뽑죠?
전소연: 왜냐하면 거기 지원할 때도 소개글에 논문 경험이 있어야 한다, 이런 조건들이…
장진규: 칼리지 때라도 하면 좋았을걸. 뭐 어떤 식으로든. (소연님은 미처 HCI 칼리지에서 논문을 작성하지는 못했다)
전소연: 그래서 제가 사실 그때는 좀 더 디테일하게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처음에 지원했을 때 논문 경험을 쌓고 싶어서 지원했다고 썼거든요. 그런데 기간도 촉박했고.
장진규: 경험을 하면 좋은데.
전소연: 여기는 논문이 졸업 필수가 아니어서 제가 이제 해야 하는데, 독립 연구를 하면 지도교수님을 제가 구해서 하는 거죠.
장진규: 여기는 졸업할 때 논문이 필요 없군요?
전소연: 필수가 아니에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 산업계로 가는 분들도 많아서요. 제 전공이요.
장진규: 그래도 석사로 가는 거면 웬만하면 논문을 써야지.
전소연: 그래서 제가 디자인과로 갔으면 팀 프로젝트가 대부분이잖아요. 그러면 제가 원하는 그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룰 수 없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그걸 잘 서포트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다가 여기에 지원한 거거든요. 여러모로 잘 서포트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커리큘럼도 자유롭고.
장진규: 연구할 때 지도교수를 구해도 아마 지도교수가 논문 지도하는 게 좀 그렇긴 할 거예요. 네. 아니, 그러니까 무슨 얘기냐면, 대학원에 가면 교수님들이 랩으로 운영하는 데가 아니면 연구를 서포트받기가 좀 쉽지는 않겠네요. 서포트라는 게 꼭 연구비뿐만 아니라, 소위 말해서 지도교수님이 지도를 해줘야 하잖아요. 논문 지도 같은 걸 해줘야 하잖아요. 그게 어려운 거죠, 사실. 교수님들이… 그 교수님이 무슨 논문을 냈는지 한번 보면 대충 알아요. “이 교수님은 논문을 별로 안 쓰시는데.” 아니면 품질이 좀… 그런 분들이 있고, 정말 논문을 잘 쓰는 이력이 남아 있는 분들이 있고요. 그걸 따라서도 많이 다르고. 연구 방법론이나 역량도 사실은 교수님들마다 다 다르고.
전소연: 그런 거 잘 판단을…
장진규: 잘 판단해야 돼요. 저희 칼리지 멤버 중에도 특별히 논문을 많이 못 쓴 경우가 있었어요. 2년이 진짜 짧아요. 그런데 왜 그랬냐면, 거기 학교 분위기가 다 취업하고 이런 분위기고. 학술적인 진지함을 가지고 연구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보니까. 본인은 “나는 안 그럴 거야” 하지만, 학교가 이러면 사실 그 스케줄에 젖어들기가 쉽지, 진지하게 연구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고. 쌓이는 게 없는 형태로 갈 수도 있는 거죠. 저는 개인적으로 대학원에 가면 2년이든, 박사를 해서 4년, 8년, 6년이든 쌓는 기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발산하는 기간이 아니고. 그런데 쌓기가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학교들이 생각보다 많죠. 학풍이나 여러 가지로 봤을 때요. 그리고 논문 경험도 사실 교수님들이 의지가 있어서 지도교수님이 지도를 잘해주고. 또 약간 이런 것도 있죠. 나 혼자 논문 쓰고 나 혼자 연구하면 당연히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산성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같이 일하는 팀 멤버가 있거나 멤버가 있어서 그 친구가 메인 주제으로 갖고 있는 게 있고, 내가 메인 주제으로 쥐고 있는 게 있는데 서로 연구를 도와주면서 서로 저자에 올라가고. 이런 분위기가 되면 사실 그게 진정한 공동 연구인데. 그게 잘 안 되는 학교나 환경에 놓여 있으면 자기 혼자 자기 의지로 연구하는 게 다이어트하는 거랑 똑같아요.
전소연: 평생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웃음)
장진규: 그러니까 다이어트 어렵잖아요. 좀 덜 먹으면 빠지다가 또 먹으면 요요 오고. 연구도 똑같거든요. “내 의지로 나는 연구한다. 주변에 다 놀아도 난 연구만 할 거야” 하지만 잘 안 돼. 사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랩에 들어갈 수 있으면 랩에서 연구하는 게 성과는 제일 확실해요. 대학원의 끝은 저는 랩이라고 생각해요. 랩을 빼면 시체에 가깝죠.
전소연: 저번에 교수님 뵀을 때도 랩에 꼭 들어가라고 하셔서 저도 랩은 꼭… 그래서 1학기 때 최대한 그래도 교수님들 찾아뵙고 네트워킹해서, 2학기 때 RA 기회를 갖고 싶다. 그걸 목표로 두고 있어요.
장진규: 2학기 때요? 1학기 때는 왜 안 하고요?
전소연: 1학기 때…
장진규: 왜냐하면 시간이, 2학기, 3학기 지나가면 바로 졸업이니까.
전소연: 만약에 되면…
장진규: 세월이 진짜 빨라요. 그럼요.
전소연: 적응도 해야 하고, 전공도 다른데 새로운 전공 수업까지 들어야 하잖아요. 과부하가 올까 걱정했어요. 그러면 1학기부터…
장진규: 제가 왜 이 얘기를 하냐면, 나중에 지나고 보면 무슨 의미인지 알게 돼요. 제가 이렇게 얘기하니까 지금은 안 와닿을 수 있는데. 그러니까 석사 기간이 너무 짧아요. 너무 짧고 3학기쯤 되잖아요? 마음이 급해져. “나 연구한 게 없는 것 같은데?” “다음 학기에 졸업해야 되네?” 2년 안에 졸업해야 되니까. “졸업해야 돼. 연구도 해야 되고, 그다음에는 뭐 하지?” 그러니까 본인이 박사 한다고 쳐봐요. 그것도 석사로 지원해야 된다면서요. “나 이것도 준비해야 되는데, 떨어지면 어떡하지?” 그리고 3학기인데, 예를 들어서 그 안에 출판을… 여기서 말하는 논문의 출판은 그냥 제출만 하면 되는 게 아니고. 게재까지 가야 되잖아요. 그러면 연구를 1학기 때 해서 2학기 때라도 학회든 저널이든 어디라도 제출하면, 학회면 시일 내에 마감일도 있고 리뷰 기간 동안 리뷰해서 채택되느냐, 거절되느냐가 결정되니까요. 그렇게 채택되면 다행인데 만약 거절됐어. 그러면 3학기 초입에 “다른 데라도, 이 주제으로 다른 데라도 다시 넣어봐야겠다” 해서 또 넣고, 하다 보면 3, 4학기…
전소연: 1학기로 재조정해야겠어요.
(학장이 대학원에서 처음 함께 연구했던 선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뒤)
장진규: 그때부터 힘든 거예요. 1학기 때부터 미칠 줄 알았어요. 1학기 때 뭔지도 모르고 SCI 논문을 쓴 거예요. 이걸 쓰게 된 게, 제가 풀로 쓴 건 아닌데 그 누나가 연구하던 주제이 있고, 이걸 가지고 우리가 데이터를 정리해서 통계 분석을 해서 논문을 써야 한다, 이번 학기 목표다. 자기랑 나랑 공동 연구를 해야 한다. 일단 “알겠어요” 하고 했는데, 논문을 써본 적도 없고 아무것도 준비가 안 된 상태잖아요. 영어도 구려. 구리다는 게, 논문 쓰는 영어는 일상 회화하는 영어랑 또 다르니까요. 아주 정제되고 압축된 언어를 써야 되고, 학계에서 쓰는 용어가 아닌 일반적인 용어를 쓰면 안 되니까. 그런 게 전혀 훈련이 안 된 상태에서 논문을 쓰려고 하니까, 써서 딱 가져가면 “이건 소설이 아니다.” “다시 써라.”
전소연: 그 지도교수님이요?
장진규: 지도교수님이 아니라 제 사수였던 선배였어요. 그 선배의 검토를 어렵게 통과해도 교수님께 가져가면 저와 선배가 함께 혼났죠. ‘이걸 논문이라고 썼냐’고 하시면서 한 줄 한 줄 빨간 펜으로 고쳐 주셨어요. 돌이켜보면 그때 그렇게 혹독하게 배운 게 맞았어요. 소연님은 박사과정까지 고려하고 있으니 석사 때부터 훈련해야 해요. 어차피 힘듭니다. 1학기에는 균형 있게 적응하고 2학기부터 RA를 하면 괜찮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1학기에도 다 적응하지 못했는데 2학기에는 RA까지 해야 하네. 힘들다’가 될 수 있어요.
전소연: 저는 기회가 있으면 바로…
장진규: 기회가 있으면 바로 하는 게 맞아요. 할 수 있으면 감사한 일이죠.
전소연: 저는 1학기라도 할 수 있으면 감사…
장진규: 꼭 RA 아니더라도 어시스턴트라고 붙어 있는 역할들이 많잖아요. TA도 있고 여러 가지 있잖아요. 학교 행정이라기보다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련된 어시스턴트 역할을 하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전소연: 최대한 빨리.
장진규: 최대한 빨리. 어차피 적응의 문제라면 그게 오히려 적응에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그리고 사실 RA나 TA 하면 보통 그건 나오잖아요.
전소연: 제가 가는 프로그램이 그게 제한돼 있어요. 그래서 말이 안 돼요.
장진규: 이게 중요한데?
전소연: 타임으로 하는 그것만 지원할 수 있다, RA를. 그래서 TA는 아예 안 될 것 같고, RA는 그런 식으로 하는…
장진규: 할 수 있다면 감사한 일이죠.
전소연: 거기가 장학금을 아예 안 주는 건 아닌데, 거의 self-funded (자비 부담) 프로그램이에요. 장학금 경우도 엄청 적고, 그것도 제한돼 있는 전공이에요.
장진규: 그런 점은 조금 어렵겠네요. 그래도 등록금이 비교적 저렴하고요.
전소연: 맞아요.
장진규: 그게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소연: 맞아요. 그래서 더 지나고 나서 보니까 제일…
장진규: 무난하고 좋은 선택이에요. 네. 무난하기 쉽지 않아요.
전소연: 균형 잡힌 좋은 선택이었다. 그리고 학교도 학구적인 분위기인 것 같고, 지역이 그래서…
장진규: 지역이 그럴 수…
전소연: 그렇죠. 네. Research Park나 제가 연구에 쓸 수 있는 자원은 그래도 괜찮은 것 같아서요.
장진규: 주변에 어쨌든 초기에 도움받을 수 있는 분들이 있으시니까요. 저는 그거 되게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어차피 유학 가는 거니까, 혈혈단신으로 가서 어떻게든 부딪혀야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생각보다 어려운 점도 많이 있고. 멘탈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요. 어쨌든 본인이 가면 이방인이기 때문에 그런 게 있거든요. 아무래도. (마침 소연님은 친척이 미국에 살아서, 대학원에 진학해 적응하기가 비교적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사무실에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눈 후 음식점으로 이동한 뒤, 식사와 가벼운 근황을 나누고 HCI 칼리지 이야기로 이어진다.)
장진규: 교수님들 얘기를 들어 보면 요즘 대학에서 과제를 내는 게 가장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학생들이 AI로 다 해 버리니까요. 처음에는 ‘AI가 절대 답하지 못할 과제를 내자’고 했는데, 결국 그런 과제는 없다는 결론이 나서 다른 방식을 많이 연구하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학술팀 두 팀과 산업팀 두 팀이었어요. 학술팀 중 한 팀은 연구 경험 없이 HCI 개론 수업만 듣고 프로젝트를 시작했거든요. 방법론을 직접 가르치지 않은 상태라 프로젝트에 필요한 방법을 속성으로 거의 다 알려 줬어요. 그런데 짧은 시간에 배우니 이해했다가도 금방 잊어버리죠. 선행 연구를 찾을 때 AI의 도움을 받는데, AI가 엉터리 정보를 주는 경우도 꽤 많았고요.
전소연: 그 멤버들끼리 행사하셨잖아요.
장진규: 네. 이번에 한 40명 좀 안 되게 왔는데, 그 실제 장소를 32명짜리를 빌려 가지고.
전소연: 오, 좋네요.
장진규: 오히려 노쇼가 없어서 좀 당황했어. 그래서 의자가 모자라 가지고 다 서 있고.
(멤버들의 근황을 나눈 뒤, HCI 칼리지 운영 이야기로 이어져)
전소연: HCI 칼리지는 1년에…
장진규: 이게 원래 이상적으로는 세 번을 하려고 처음에 구성해서, 처음에 그렇게 굴러가다가, 이게 약간 저희 회사가 하는 일이 이제 원래는 투자하고 스타트업들 제가 학교 다닐 때도 그랬지만, 솔직히 교수님들이 똑같은 강의 내용으로 똑같은 수업을 하니까 맨날 똑같은 나오고, 그러니까 선배들 족보도 생기고 이런 거잖아요. 이게 너무 싫어 가지고. 같은 HCI 개론, 같은 방법론, 같은 수업이더라도 콘텐츠를 계속 바꿨거든요. 그러니까 준비할 때 이제 계속 시간이 많이 들어가니까, 너무 힘든 거예요. 1년에 세 번씩 하니까요. 중간에 한 달 정도 텀을 두고 세 번을 하는 건데, 그렇게 생각해 보면 세네 달에 한 번꼴로 하는 겁니까? 한 달씩만 텀을 둬도 그렇잖아요. 그 일에 뭐 모집해야 되지? 뭐 이런 거 하니까 너무 힘듭니다.
전소연: 그럼 그 회사도 너무…
장진규: 근데 지금 회사도 하는 게 있고.
전소연: 시간 관리 어떻게 그렇게…
장진규: 그래서 요즘은 거의 1년에 한두 번 운영해요. 원래 학기제로 구성했는데 원활하게 돌아가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지금은 기수별 운영이 어느 정도 정착해서 학기는 과목을 구분하는 기준으로만 삼고, 기수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재미있는 건 학기제를 강조하며 기수제로 운영할 때는 ‘한번 들어 봐야지’ 하는 분이 많았는데, 요즘은 ‘2학기 과목은 언제 열려요?’라는 문의가 더 많다는 거예요. 이전에 들었던 분들도 방법론 수업을 다시 듣겠다고 하고요. 수요가 계속 달라져서 10기까지 운영했고, 11기부터는 회사 내부 구성원 외에도 제가 믿을 만한 몇 분을 교수진으로 영입해 확장하려고 해요. 방법론을 포함해 여러 과목을 소화해야겠다는 필요도 있고요. 처음에 내부에서만 운영한 이유는 실제로 가능한지 확인하고 교육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서였어요. 제가 수업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교수님을 모실 수는 없었고, 교수로 모실 만한 분도 많지 않아요. VOD 강의는 많지만 저는 이걸 학교처럼 만들었기 때문에 믿고 맡길 만한 분과 함께하고 싶어요. 그런 분들은 업계와 학교에서도 필요로 하니 외부 교수진으로 모시기가 쉽지 않았죠.
전소연: 네, 이력으로 그냥 다 광고를 하니까.
장진규: 우버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 출신이 많아요. 우버나 구글 등에서 일한 디자인 출신 강사도 있고요. 하지만 그분이 담당한 직무가 회사 전체의 프로세스를 대변하는 것은 아닌데, 마치 ‘구글은 이렇게 일한다’고 대변하는 것처럼 말할 때가 있어요. 구글 임직원만 몇십만 명인데 모두 같은 방식으로 일할 리는 없잖아요. 그런데도 그런 경력 자체가 사람들의 선망이 되는 거죠.
(강사의 전공 이야기를 거쳐, MIS와 HCI의 접점으로 대화가 이어져)
장진규: MIS에서는 한때 경영과 HCI를 융합한 연구가 활발했어요. 기술경영은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의 경영을 배우는 분야라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고, 그래서 HCI와도 접점이 있어요. 실제로 MIS 출신이면서 HCI를 가르치는 교수님들이 세계적으로도 있어요. 연구 주제를 HCI 쪽으로 잡은 거죠. 그런 사례가 있으니 정통성이 없다고 보기는…
(유학 전 연구 기회를 알아보던 이야기로 넘어가)
전소연: 저 퇴사할 때쯤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보셨어요. 가능하면 유학을 가기 전에 관련 연구를 해 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교수님 한 분을 연결해 주시겠다고 하셨어요.
장진규: 본인이 처음에 그럼 뭐 OOO 교수나 뭐…
전소연: 그래서 근데 그분이 HCI 말고 HCI 출신의 정보 의학을 전공하셨는데, HCI에 논문도 내시고 하신 분이 경영으로 함께, 경영 쪽에서 활동을?
장진규: 그 교수님.
전소연: 네. 근데 HCI…
장진규: 예, 맞아요.
전소연: 요렇게 보는…
장진규: 연결해 줬어요? 교수님 누구지?
전소연: OOO 교수님… 그래 갖고, 그러니까 그때는 또 시간이 지나서 결과 나오고 제가 뭔가 해야 할 것들이…
장진규: 여러 가지 있다 보니까.
전소연: 장학금 신청에 뭐에.
장진규: 그런 거 생각하니까 정신없죠. 네.
전소연: 오히려 폐를 끼칠 수도 있겠다 싶어서 면담만 했어요.
(학계의 여러 사정을 이야기한 뒤, 연구실 운영 이야기로 돌아와)
장진규: 제가 랩이 있으면 좋은 게 뭐냐면은, 교수님이 랩을 운영한다는 건 최소한 학계건 기업이건 외부에서, 외부 펀딩을 자력으로 해 온다는 뜻이거든요. 그냥 애들한테 돈을 주고 연구도 같이 하니까.
전소연: 그 유럽 가신 분… 하고 싶었는데 못 하시는 거예요?
장진규: 그것도 있고, 분위기를 보니 랩 생활을 하는 곳은 아니더라고요. 제가 유럽은 원래 그런 편이라고 유학 전부터 이야기했어요. 지예 님은 애초에 석사든 박사든 학계에 남을 생각이 없었고, 당시에는 일단 해 보겠다는 정도였어요. 그래서 저도 ‘해 보자’고 했죠. 박사까지 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대체로 박사과정에 가는 것 같아요.
(다른 멤버들의 근황을 나눈 뒤, 소연님이 진학할 UIUC 이야기로 넘어가)
전소연: UIUC는 뭔가 학계는 어떤지.
장진규: UIUC는 좋은 학교예요. HCI만 유명한 학교는 아니고 여러 분야가 강하죠. 출신들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하버드를 좋은 학교라고 생각하면서도 정확히 어떤 장점이 있는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잖아요. 하버드는 인문학도 강하지만 국내에서는 그런 특성보다 종합대학으로서 좋다고 인식하는 것처럼요. 하버드에도 HCI가 있고요. UIUC도 일리노이라는 지역이 주는 분위기와 출신들의 다양한 진로를 보면 좋은 종합대학이라고 생각해요.
전소연: 뭔가 HCI 학계에선 어떤 느낌인지 궁금해서요.
장진규: UIUC가 제가 그냥 학회를 가 보면은 소위 말해서 약간 이제 그런 거 있죠. 인해전술, 머리로, 머릿수로 쳤을 때 UIUC가 학교 규모에 비하면은 HCI 커뮤니티에서 모수가 많은 느낌은 아니긴 해요. 적은 느낌이고. 오히려 상대적으로 종합, 종합학교의 느낌보다 실제로 종합학교인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우리가 보기에 HCI에 여기는 많은, 뭐 CMU나 MIT 애들은 그 전체 학교 규모에서 HCI는 모수는 적을 겁니다. 분명히. 걔네는 학회에 다 오니까 너무 많아 보여. 근데 이제 UIUC는 그런 거면 상대적으로 적어 보여요.
전소연: 다 막 보진 않아요.
장진규: 재미있는 게, 국내 학교 구성원들도 CHI 같은 학회에 가면 KAIST가 유난히 많아 보여요. 실제 인원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닐 텐데도 존재감이 있죠. 연세대나 서울대에서도 많이 오지만 상대적으로 조용해서 명찰이 잘 보이지 않고요. 과학적으로 검증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제 느낌으로 UIUC도 비슷한 편이에요. 학계에 가면 CHI에도 참여하게 될 텐데, 코로나 때 학회가 거의 온라인으로 열리면서 현장의 느낌이 많이 사라졌다가 요즘 다시 살아났어요. 학회에 가 보면 학교는 아주 다양하지만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는 곳은 몇 개 안 돼요. 처음 CHI에 갔을 때는 ‘결국 이런 학교가 아니면 안 되나?’ 싶었지만, 등록자 명단을 보면 다양한 학교에서 정말 많은 사람이 와 있어요. 다만 오프라인 현장에서 느껴지는 존재감에는 차이가 있죠. 여기에도 MIT 학생, 저기에도 MIT 학생이 있고, 그러다 가끔 조지아텍 학생이 보이는 식이에요. 코넬도 HCI가 생각보다 괜찮아요. 제 친구가 코넬에 교수로 갈 때는 저희끼리 ‘코넬에 HCI가 있나? 하버드 같은 느낌 아니야?’라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 HCI 커뮤니티와 커리큘럼이 잘 갖춰져 있다고 하더라고요. HCI와 연관된 다른 학회에 가면 일리노이 출신들도 또 다르게 눈에 띄고요.
전소연: 학회가 어떤, HCI 말고 다른 데는 어디 있는지 안 찾아봤…
장진규: HCI는 여러 학제가 섞인 분야라 관련 학회도 다양해요. 로보틱스와 밀접하거나, 로봇 학회이면서 interaction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곳도 있어요. 기계적인 연구보다 상호작용에 강점이 있는 학회에도 HCI 연구자들이 자주 와요. 헬스케어도 마찬가지예요. 세부 주제에 특화된 학회가 많고 HCI 연구자들도 활발하게 참여하죠. CSCW처럼 특정 연구 주제에 특화된 학회에는 경영학 전공자가 HCI 연구를 발표하러 오기도 해요. 서로 보는 관점이 달라서 기존 HCI 연구자가 하지 않는 접근도 나옵니다.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런 차이가 흥미로워요.
전소연: 다른 연관된 학회들도…
장진규: 네. 그럼요.
전소연: 제가 1학기 때 랩을 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장진규: 그럼요. 이거 후보군은 찾아보지 않았어요, 혹시?
전소연: 세 분 정도 계시는데, 제일 잘 맞을 것 같은 교수님이 지금 랩을 운영하고 계신지는 잘 모르겠어요.
장진규: 그랬어요? 왜? 나오지 않아요? 웹사이트 나오지 않아요?
전소연: 소개에 없는 거면 안 하시는 거겠죠?
장진규: 그분 이름으로 찾아봐요.
전소연: LinkedIn을 한 번 그때… 했었어요.
장진규: 들어가서요?
전소연: 네.
장진규: 교수님 성함이 어떻게 되는 거예요?
전소연: 크리스토퍼 로그.
장진규: 크리스토퍼…
전소연: 로그, 네.
장진규: 좀 너무 연세 있으신 거 아니에요?
전소연: 젊은 교수님이 좋을 것 같아요. 원래는 연세가 많으시면 저를 적극적으로 지도해 주실 에너지가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인터뷰했던 분은 70세 교수님인데도 굉장히 열정적이시고 논문도 꾸준히 많이 쓰세요.
장진규: 그래도 최신 감각은 떨어질 수 있어요. 예전에 제가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제가 소셜 미디어 시스템을 연구하는데 지도교수님이 소셜 미디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분야를 잘 모를 수 있죠. 내가 최신식 짬뽕을 만들고 있는데 그분은 옛날식 짬뽕을 만드는 셈이에요.
전소연: 그래서 오늘 여쭤보려고 한 게, 신임 교수님을 찾아가는 게 좋을지였어요.
장진규: Younger Professor (젊은 교수)가 더 낫다고 봅니다.
전소연: Associate Professor (부교수)여도 괜찮을까요?
장진규: 괜찮아요. Associate Professor (부교수)는 tenure (종신재직권)를 받기 위해 성과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학교가 돌아가는 원리를 생각해 보면, 교수님이 학생을 받는 이유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함께 만들고 손발과 눈이 되어 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전소연: 내 손과 발이 되어 줄 사람.
장진규: 손과 발, 그리고 multimodal interface (멀티모달 인터페이스)가 되어 주는 거죠. 이 인터페이스들이 일을 잘하면 금상첨화예요. 교수 입장에서는 몇십만 달러의 연봉을 주지 않고도 학위를 주며 함께 일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석사생은 2년이면 떠나니 아쉽죠.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다가 3학기쯤 되면 알아서 일을 척척하기 시작하는데, 그때 ‘교수님, 저 이제 졸업할게요’라고 하니까요. 그래서 교수님들이 박사과정 학생을 선호합니다. 이 교수님은 Ph.D.를 언제 받았어요?
전소연: 젊은 교수님으로라도…
장진규: 이 교수님은 1999년에 Ph.D.를 받았네요.
전소연: 제가 태어났어요.
장진규: 27년 전이네요.
전소연: 제가 태어난 해네요.
장진규: 27년 전에 Ph.D.를 받았다면 소연님과는 세대 차이가 꽤 있겠네요.
전소연: 그래서 지금 이 분야에 대한 감각이 어떨지 걱정돼요.
장진규: Information Science 분야에서 인터넷과 닷컴 열풍이 한창이던 시절에 Ph.D.를 하고, 그때의 감각으로 지금까지 연구해 온 거잖아요. 소연님이 앞으로 하려는 연구와 맞을지 봐야죠. 교수님의 능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고, 나이가 주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거예요. 저도 지금 꼰대 같은 말을 하고 있잖아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눈 뒤, 교수님의 연구 소개를 함께 살펴보며)
장진규: 교수님 소개 문구를 보면 아직 usability (사용성)를 강조하고 있잖아요. 이분이 1순위예요? 다른 분은요?
전소연: 예.
장진규: 이분 아니면 또 있어요? 또 있는데, 세 명이 있다고 했잖아요.
전소연: 양왕이라고 해야 돼.
장진규: 양왕.
전소연: 이분은 Social Computing Systems Lab (소셜 컴퓨팅 시스템 랩)을 운영하고 있어요. 주로 social computing (소셜 컴퓨팅)을 연구하세요.
장진규: 저와 공통 일촌이 두 명 있네요. 이분이 조금 더 나아 보여요. Ph.D.를 받은 시기도 저와 비슷하네요. 저보다 몇 년 빠르긴 하지만 2009년 졸업이면 나쁘지 않아요. 시라큐스에도 있었네요. 이분이 더 낫겠어요.
전소연: 그럼 이분도 봐 주세요.
장진규: COSPA, 맞네요. 이분도 저와 공통 일촌이 있어요. 어떻게든 한두 명씩 연결되네요. 공통 일촌이 네 명인데, 그중 매튜 홍은 제가 잘 아는 조지아텍 출신 친구예요.
(학회에서 만났던 지인 이야기를 나눈 뒤)
장진규: 매튜가 그 당시에 조지아텍에서 Ph.D.를 하고 있었어요. 2018년부터요. 그때 만났던 친구인데 이후에 토요타로 가서 굉장히 재미있는 일을 많이 하고 있어요. 토요타가 HCI를 상당히 잘하거든요. 그러면 이분은…
전소연: 그 회사는…
장진규: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토요타가 HCI를 굉장히 잘해요. 이분은 지금 Assistant Professor (조교수)이고, 원래 Microsoft에 있었네요. Ph.D.도 최근인 2021년에 받았고요.
전소연: 그래도 뭔가…
장진규: 저보다 네 살 어리네요.
전소연: 연구실 정보는 찾기 어렵…
장진규: 이 이력은 2013년이네요.
전소연: 그래? 그 연구 분야가…
장진규: 소셜 미디어도 있는데요?
전소연: 네.
장진규: 왜냐하면 본인이 회사에서 MS에서 1년 5개월 동안 했던 거랑 다른 거구나. 좀 더 다른 거네.
전소연: 이분이 CS 조교수.
장진규: CS 맞아요.
전소연: 제 프로그램은 다른 학과 수업도 들을 수 있을 만큼 유연해요. 다른 학과와 협업할 기회도 갖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런 방향을 추천해 주셨어요.
장진규: 아니, 이건 랩이 없다고요? 랩이 있는데? 랩이, 웹사이트 있잖아. 피플.
전소연: 밑에 있는데? 네.
장진규: 겁나 많구먼. 이런 경우에 안 된다고 생각… 한국 사람 있나? 이런 경우에 샤리 공, 왠지 한국 사람 같은데?
전소연: 이분
장진규: 연구실 규모로 보면 사람이 많은 편이네요.
전소연: 사람이 많은 게…
장진규: 제니 킴, 한국인이 있네요. 그런데 이분은 달파에서 AI 연구원으로 일하다 HCI Ph.D. 과정에 막 들어갔군요. 연락해서 물어봐요. 이런 건 직접 찾아봐야죠.
전소연: 이렇…, 그 LinkedIn까지는 들어가 가지고. 요분을 제일 많이…
장진규: 제니 킴에게 물어보면 되겠네요. CS Ph.D. 과정에 들어온 지 1년 정도 됐고 지금 이 랩에 있으니까요.
전소연: 이렇게 처음 연락드릴 때 LinkedIn으로 막 메시지 보내도 괜찮…? 어떤…
장진규: 그러니까 LinkedIn 있으니까, LinkedIn 제일 편한 거…
전소연: Instagram은 비추천이야, 지금? 좀 뭔가 더 개인…?
장진규: 아니에요. Instagram 계정이 있으면 보내도 되죠. 저는 친구 신청도 했어요.
전소연: 방금이요? 제가 인터뷰한 그룹에 한국인 석사생이 한 분 계셨는데, 이번에 Media Lab 박사과정으로 진학하고 잠깐 한국에 오셨어요. 그래서 coffee chat (커피챗)을 하고 싶다고 학교 이메일로 연락했는데, 5일 정도 지나도록 답이 없어요. DM을 한 번 더 보낸다면 어느 채널이 좋을지 고민했어요.
장진규: 그게 뭡니까? 그러면.
전소연: 네. 제가 아직 팔로우하지 않은 상태예요. Instagram은 그래도 한 번 만나 본 뒤에 연결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장진규: 그걸 일단, 그럼 비공개예요?
전소연: 공개예요. 메시지 보내…, DM을 보내도 돼요?
장진규: 비공개 계정이면 팔로우 하면 상대방이 수락해야 되는 여부가 있잖아요. 그래서 일단 존재감 한 번 딱 주고, 누구지 할 때쯤 메시지 보내. 그러니까 제가 알기로 그게 메시지함이…
전소연: 맞아요.
장진규: 잘 전달 안 되는 게 따로 있어 가지고 안 보일 수도 있고 해서.
전소연: 그래서 Instagram으로 할까요? 아니면 LinkedIn으로 할까요?
장진규: LinkedIn은 없어요?
전소연: 있어요. 그러면 LinkedIn이 더 나을까요?
장진규: 좀 그럴 때를 딱 보면, 저는 솔직히 안 따지고 보내요. 정말 보내고 답이 오면은 뭐 그것도 OK. 답이 안 오면은 안 오는 대로 그냥,
전소연: 연락할 때 지켜야 할 매너가 있을까 해서요.
장진규: 내용상의 예의는 갖춰야 하지만 어떤 플랫폼을 쓰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이메일은 상대방이 읽었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읽어도 답하지 않을 수 있죠. 저희도 모든 이메일에 답장하지는 않잖아요. 소셜 미디어가 더 편할 때도 있어요. LinkedIn 프로필은 있지만 글이나 댓글 같은 활동이 전혀 없는 사람은 계정만 만들어 놓고 메시지를 보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런 경우에는 Instagram으로 연락하는 편이 나을 수 있죠. 제가 순서를 정한다면 이메일, LinkedIn, Instagram이에요.
전소연: 이렇게 하세요.
장진규: ‘이메일과 LinkedIn으로도 메시지를 남겼는데 못 보신 것 같아 혹시 연락이 닿을까 싶어서 Instagram으로 남긴다’고 하면 돼요. 귀찮더라도 받아 주려는 사람은 답할 것이고, 불편한 사람은 삭제하거나 차단하겠죠.
전소연: 이해할 수 있어요. 오랜만에 한국 오신 것 같아 가지고.
장진규: 저도 연락하고 답을 받지 못한 적이 있어요. 그래도 크게 개의치 않아요. 인연은 돌고 돌거든요. 제가 아쉬워서 연락했을 때 답하지 않았던 사람이 나중에 제게 부탁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저는 가능한 한 다른 사람의 연락을 무시하지 않으려고 해요. 사람들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말도 결국 그런 뜻인 것 같아요.
전소연: 인연이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네요.
장진규: 모르죠. 살면서 스쳐 지나가는 인연도 있겠지만, 칼리지 멤버가 300명이라고 해서 모두와 계속 연락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중에서도 남는 분들이 있고, 꾸준히 근황을 주고받다 보면 제가 새로운 기회를 제안하기도 해요. DNA 같은 분들도 1기였으니 벌써 4년 전이에요. 그때부터 인연을 이어 오고 방학 때 시간이 맞으면 함께 식사도 하면서 관계가 계속 유지되죠. 저는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전소연: 소중히 하고 친절히.
장진규: 언제 어떻게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될지 모르니까요. 어떤 이해관계를 떠나 인간관계란 원래 그런 것 같아요. 그렇다고 끊어진 인연을 너무 안타까워할 필요도 없고요.
전소연: 저 이런 거잖아요.
장진규: 네. 사람 어떻게 될지 모르더라고요.
(학창 시절 지인들이 학위를 마치고 교수가 된 이야기를 나눈 뒤)
전소연: 그러니까 그 시간을 버티…
장진규: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고, 소연님 말씀도 맞아요. 어쨌든 시간을 견뎌 학위를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의 기준을 충족했다는 뜻이잖아요. 학교나 교수님이 시간이 흘렀다고 자동으로 Ph.D.를 주지는 않아요. 학교의 졸업 요건과 랩에서 요구하는 기준이 있고, 그걸 충족하지 못하면 졸업할 수 없어요. 교수님들도 자기 이름과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왜 그런가 봤더니, 교수는 큰돈을 버는 직업도 아니고 명예를 먹고사는 직업에 가까워요. 그러니 명예가 떨어지면 안 되는 거죠.
전소연: 진짜 잘…
장진규: 그래서 아무에게나 학위를 주지 않는 거예요. 지금 보여 주신 교수님들을 우연히 연령순으로 봤는데, 제 생각에는 가장 젊은 분이 좋아 보여요. 이 랩은 규모도 크네요. 이분이 Microsoft 출신이라면 Microsoft나 Silicon Valley의 빅테크 기업에서 후원받는 랩일 가능성이 높아요. 랩 웹사이트에 프로젝트 정보도 있을 거예요. 기업 출신이고 젊은 데다 랩 구성원도 많고, 한국인도 한 명 있으니까요. 방금 본 김재원 님은 서울대 출신이고 국내 AI 스타트업 달파에서 1년 정도 일한 뒤 Ph.D. 과정에 진학했네요. 이제 1년 차라 소연님이 가장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분일 것 같아요. 이분에게 연락해 보세요.
전소연: 오늘 연락드릴게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눈 뒤, HCI 칼리지 office hours (오피스 아워) 이야기로 돌아와)
장진규: 이번 기수 분들 중에는 office hours (오피스 아워)를 새벽에 잡아 줬더니 좋고 감사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나도 감사하다. 아이를 재운 뒤 이 시간에 프로젝트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오히려 재미있다’고 했어요. 예전에 office hours를 하면 두 시간씩 하곤 했잖아요. 제가 계속 이야기하다 보면 새벽이라 다들 힘들어해요.
전소연: 교수님 진짜…
장진규: 내가 더 많이 말해. 내가 오늘 얘들이 이렇게까지, 그 이분들이 이렇게까지 질문한 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내가 다 말해 줘.
전소연: 그 진짜 열정. 역시 좋아해야…
장진규: 좋아하니까 즐길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소연님이 합격해서 가게 돼서 저도 좋아요. 안 되는 것보다 되는 게 낫잖아요.
전소연: 저번에 “될까요? 말까요?”
(직장 생활과 유학 준비를 병행한 다른 멤버의 어려움을 이야기한 뒤)
전소연: 저도 조건이 잘 맞는 경우였어요. Assistant로 일하면 유학 준비를 병행하기 좋겠다 싶어서 지원한 것도 있거든요. 정규직이었다면…
장진규: 그러면…
전소연: 저도 못 했습니다.
장진규: 정규직에 있으면서 준비하는 거 그렇고, 정규직을 그렇다고 관두고 준비하는 것도 사실은 본인 입장에서는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쉽지 않고, 의사 결정하기. 그러면 이번 한 달 동안에는 뭐 다른 일정은 없고 그냥 이렇게…
전소연: 나가고…
장진규: 거의 모든 약속이 한국을 떠나기 전 작별 인사를 나누는 자리군요.
전소연: 진짜 그리고 막 졸업하고도 좀 정착하고 막 해야 되니까 최소 3년은…
장진규: 아예 안 들어올 생각이야?
전소연: 네.
장진규: 바로 중간에 뭐 부모님이나…
전소연: 부모님한테 오라고.
장진규: 근데 그 하면은 오는 게 더 나을 수도…
전소연: 네. 저 있을…
장진규: 네. 어디 뭐 시카고나 이런 경우 여행을, 미국 여행도 할 겸.
전소연: 네. 그리고 제가… 오는 것보다는. 그리고 저도 막 방학 때 그런 기회가 많…
장진규: 괜찮아요. 맞아요.
전소연: 거를 놓치는 것도 아깝다고 생각해서 안 들어오겠다.
장진규: 맞아요. 그게 더 나을 수 있어요.
전소연: 한, 그래도 또 모르죠. 또 들어올 수도 있어서 만약에 들어…
장진규: 들어오면 연락 줘요. 만나기 어려우면 온라인으로 보면 되죠. 지난번에도 지인 한 분을 Google Meet으로 만났어요.
전소연: 온라인으로.
장진규: 알겠습니다. 이제 뭐지? 오후에, 저는 오후에 또 이제 미팅 일정이 있어서 온 거라서.
전소연: 시간 내주셔서…
장진규: 아니에요.
(식사를 마무리하며 일리노이 방문 경험을 이야기한 뒤, 학교 기념품 이야기로 이어져)
장진규: 학교에 가면 후드티 같은 기념품이 있잖아요. 나중에 후드티 하나 가져다줘요. 품질이 좋은 학교 제품은 웬만한 상업 브랜드보다도 좋아요. 학교 티셔츠가 괜찮은 곳들이 있잖아요.
전소연: 학생이 많이 입으니까 더…
장진규: 그리고 학교들이 그게 또 주 사업 중입니다. 학교들이 그걸로 돈을 꽤 벌어요. 굿즈, 막 컵, 모자 뭐 이런 거 있잖아.
전소연: 티셔츠, 후드티 많이 사야겠다. 사 올게요, 한…
장진규: 좋아요. 만약 3년 동안 안 오게 되면 부쳐 주세요. 배송대행지처럼요. (웃음)
전소연: 해외 배송… (ㅎㅎ)
장진규: 해외 배송으로 보내 주면 제가 프리미엄을 붙여서 일리노이 티셔츠를 팔게요. 아니면 칼리지 행사 때 ‘우리 출신 멤버가 해외에서 직접 공수한 굿즈’라고 소개하고 추첨 상품으로 주는 거예요. 열 명 정도 추첨해서요. (농담)
알겠습니다. 가시죠. 미국에서도 하고 싶은 공부와 연구 잘해 봐요. 응원할게요. 건강하게 지내고 또 봐요.
전소연: 감사합니다, 교수님. 가서도 소식 전할게요. 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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